선 끝에 매달린 가족
기택의 가족은 반지하에 거주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 마땅한 일자리 없이 불안정한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기택의 아들 기우는 친구로 부터 부유한 박사장의 딸인 다혜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과외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받게 됩니다. 기우는 이를 위해 자신의 정체을 숨기고 학력을 위조하여 과외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됩니다. 이후 기우는 자신의 가족들도 박사장의 집에 각각의 역할로 위장하여 접근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기우의 여동생 기정은 가정교사로 채용되고, 아버지인 기택도 운전기사로, 어머니 또한 가사도우미로 일하게 됩니다. 이들은 서로의 정체성을 숨기고 부유한 박사장 가족의 생활에 스며들게 됩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보이지만, 어느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집니다. 박사장 가족의 집에서 이전 가사도우미인 문광이 숨어 있던 비밀 공간이 발견되고, 그 공간에서 남편과 함께 살아온 사실을 고백하며 기택 가족은 그 사실을 알고 상황이 복잡해집니다.
하지만 문광 또한 기택 가족이 모두 위장하여 박사장 가족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사실을 알게 되며, 기택의 가족과 문광 부부와의 갈등은 폭력적인 상황으로 치닫게 됩니다. 나아가 박사장 가족과의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지게 되고, 결국 기택의 가족은 기생을 통한 생존이 아닌, 서로 다른 계층간의 갈등이 폭발하며, 기택의 가족은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아래로, 아래로
기택 가족이 박사장의 가족이 폭우로 캠핑을 취소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반지하 집으로 허겁지겁 도망치는 장면이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부유한 박사장 가족과 가난한 기택 가족의 극명한 삶의 대조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순간 입니다. 이 장면은 시각적으로 훌륭할 뿐만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과 함께 기택 가족의 모습으로 대표되는 위태로운 존재의 취약성이라는 근본적인 주제를 전달하는 상징적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집에 돌아온 박사장 부부가 정원에 설치한 인디언 텐트 안의 다송이를 지켜보며 소파에서 휴식하는 사이, 그 아래에는 기택의 가족이 누워있습니다. 부부가 잠이 들자 서둘러 빠져나와 집으로 향할 때 호화저택에서 침수된 반지하로 도망치며 배경전환이 되는데, 이 장면에서 비가 계속 내리며 아래로 물이 계속 흐르는 계단을 타고 내려오는데, 이 장면이 두 가족의 계급차이를 명확하게 드러내는 시각적인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켜켜이 스민 가난
"반지하 냄새야, 이사가야 없어져"
이 문장은 "기생충"에서 빈곤과 사회적 위치를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이 대사는 기택 가족이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 경험하는 사회적 낙인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지하에서의 생활은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상징하며, 그들이 사회에서 느끼는 한계와 고립감을 반영하며, 반지하 생활이 그들의 정체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냄새'라는 표현은 단순히 물리적인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 차별과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반지하의 냄새를 통해 그들을 차별하고 있으며, 이 부분은 박사장의 대사인 "김기사 그 양반, 선을 넘을 듯 말 듯 하면서 절대 넘지 않아. 근데 냄새가 선을 넘지" 라는 대사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결국 기택 가족이 느끼는 소외감과 연결됩니다. 그러므로 이 대사는 단순히 기택 가족이 겪는 주거 환경의 불편함을 넘어, 빈곤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짙게 나타내고 있으며, 이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깊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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