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앤드리아
앤드리아는 저널리스트로서의 경력을 쌓기 위해 잡지 '런웨이'에 운 좋게 입사하게 됩니다. 하지만 패션에 대한 관심이 없는 그녀는 입사 첫날부터 이해할 수 없는 업무와 잦은 수정을 강요받고, 편집장 미란다의 비난에 시달리며 점점 지쳐갑니다. 어느 날 앤드리아는 미란다가 비슷한 색의 벨트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고 실소를 터뜨립니다. 미란다는 그 색상이 수백수천 번 재창조된 것이라며 앤드리아의 좁은 시야와 선민의식에 대해 비판합니다.
그러던 중 해외에서 출장 중인 미란다는 기상악화로 인해 비행기가 결항되어 본인의 늦둥이인 쌍둥이 딸들의 발표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앤드리아에게 어떻게든 개인 제트기를 구하라 지시하지만 허리케인이 날아오는 상황에서 결국 앤드리아는 전용기를 구하지 못하게 됩니다. 미란다가 출장에서 돌아온 후 앤드리아를 불러 자신이 쌍둥이 딸들의 발표를 보지 못했다 화를 내며 일부러 '패션을 모르는 똑똑한 친구를 뽑으면 다른 관점을 제시할 줄 알았던 내가 잘못 생각했다'면서 크게 실망하는 모습을 내비칩니다.
미란다의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앤드리아는 나이젤에게 찾아가 푸념을 늘어놓지만 나이젤은 미란다의 말에 동의하며, 의도야 어찌 되었든 네가 로마에 들어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조언을 한다. 그리고 그간 앤드리아가 신경 쓰지 못했던 진짜 "패션"에 대해서 코칭 해주고 알려주기 시작합니다.
이후 앤드리아는 패션 업계에서의 극적인 변화를 겪으며 전문가 다운 옷매무새와 완벽한 일 처리로 놀라운 성장을 이룹니다. 미란다는 앤드리아의 성과에 주목하여, 에밀리의 교통사고 상황과 맞물린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앤드리아를 파리로 데려가기로 결정합니다. 비록 선배 에밀리의 업적을 무시하고 대신 떠난 파리행이었지만, 앤드리아의 활약 덕분에 미란다는 파리에서의 패션쇼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앤드리아는 미란다가 회사 경영진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고 있으며, 재클린이 그녀의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소문을 듣게 됩니다. 이를 걱정한 앤드리아는 미란다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 하지만, 미란다는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그녀의 오랜 숙적 재클린을 오랜 친구이자 직원인 나이젤이 그토록 가고 싶어 하는 자리였던 프랑스 편집장으로 앉히며 문제를 해결합니다. 미란다는 잡지사 회장에게 팀원들과 함께 잡지를 폐간하겠다는 최후통첩을 제시하며 자신을 지키고 나이젤을 희생시킵니다. 나이젤은 자신이 원하던 자리를 빼앗기고 씁쓸한 박수를 보냅니다.
앤드리아는 미란다가 나이젤을 희생시킨 행동에 황당해하며 "당신이 나이젤에게 한 짓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라고 화를 냅니다. 미란다는 "너도 이미 에밀리에게 같은 일을 했어"라며, 자신의 선택이기도 했던 이 어려운 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합니다. 앤드리아는 자신이 미란다처럼 변해가고 있음을 깨닫고, 행사장에서 내린 후 미란다와의 길을 따르지 않고 반대 방향으로 향합니다. 앤드리아는 자신의 휴대폰을 분수대에 던져, 전화벨 소리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합니다.
이후, 앤드리아는 '뉴욕 미러'에 면접을 보러 가고, 면접관은 미란다가 보낸 극찬의 팩스를 보여줍니다. 미란다는 앤드리아를 '가장 큰 실망을 안겨준 최악의 비서, 그리고 그녀를 채용하지 않으면 당신은 최악의 멍청이다." '라며 비꼬았지만, 이 극찬은 사실 미란다식의 높은 평가임을 알게 된 앤드리아는 놀라게 됩니다.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 거리에서 미란다와 잠시 눈이 마주치고 미란다는 차 안에서 처음으로 진심 어린 웃음을 보입니다.
마음가짐
앤드리아가 나이젤의 조언을 받은 후 패션에 대한 관심을 가지며 다양한 스타일로 차려입고 출근하는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이 장면은 앤드리아의 성장과 변화를 상징하는 그녀는 패션 업계에 대한 무지에서 벗어나 진정한 전문가로서의 자질을 갖추기 시작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나이젤의 조언을 통해 앤드리아가 패션 업계에 적응하고 자신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하는 과정을 나타냅니다. 그러면서 패션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된 앤드리아는 자신의 내면적 가치와 목표를 세우며, 패션이 단순한 외적 장식이 아니라 중요한 업무의 요소 중 하나임을 깨달으며 앤드리아의 전반적인 성장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므로 영화 나에서 전환점이 되는 중요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최선을 다한다는 것
A million girls would kill for this job
이 일을 위해 만 명의 여자가 죽을 수도 있다.
스타일리스트 나이젤은 앤드리아에게 아주 명쾌한, 다른 관점의 답을 제시합니다. 미란다는 자신의 일을 최고로 해내고 있는데 반해, 앤드리아는 관심도 없는 일을 마지못해 하고 있다는 점 입니다. 극 중 미란다 캐릭터는 모든 이들의 꿈과 노력의 집약체로, 정상에 오른 인물입니다. 그리고 과거 한 명쯤은 있을 법한 깐깐한 상사 캐릭터의 미란다에게는 이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녀의 뛰어난 능력으로부터 나오는 카리스마다. 그 뿐만 아니라 안드리아가 입은 파란색 스웨터에 대해 줄줄 읊어대는 미란다의 모습에서는 그녀의 해박한 패션 지식뿐 아니라 철학까지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잡지에서는 상류층이나 향유할 수 있는 디자이너들의 브랜드만을 다루지만 그것이 일반 대중들의 패션과 결코 무관하지 않음을 정확히 짚어낸 미란다의 통찰력을 잘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앤드리아의 태도는 어땠을까요? 그녀는 분명 비서로서 업무적인 노력을 많이 했지만, 그 노력의 방향성이 자신의 기준에만 맞춰져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앞서 말한바와 같이 나이젤의 말을 들은 뒤, 앤드리아는 옷을 멋지게 입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을 ‘미란다의 맞춤형 비서’로 탈바꿈시켜 나가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앤드리아의 몸을 휘감은 명품이 아니라 그녀가 드디어 자신이 하는 일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사실이고, 이 후부터 그녀는 본인의 일을 그 누구보다 정확한 책임과 목표를 가지고 이뤄나가게 됩니다.
어떤 직업이든, 어떤 위치이든, 모든 노동은 신성하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일, 자신의 미래를 위해 거쳐가는 업무일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일생을 바쳐 이루고 싶은 꿈이자 자신의 모든 것이라는 것을 미란다의 대사인 "이 일을 위해 백만 명의 여자가 죽을 수도 있다."를 통해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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